이슈체크
‘기다리지 않음’의 미학
시성비
유튜브, OTT, 웹툰에 웹소설까지 화수분처럼 샘솟는 콘텐츠들을 다 소화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야만 하는 걸까. 분명 누군가는 이 모든 걸 알차게 즐기고 있다. 무슨 차이일까. 시간의 가성비를 잘 따져보자.
글. 조수빈
카페에 도착하기 전 앱으로 음료를 주문해 놓으면 주문대를 건너뛰고 바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웨이팅이 필수라는 인기 식당도 앱 하나만 켜면 원격으로 줄 서기가 가능하다. 이로써 식당 앞에 서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시간, 주문하는 시간과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을 아끼게 됐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시간을 쪼개어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내는 ‘시성비’ 스킬을 발휘하고 있다. 시성비는 내가 좋아하는 일, 필요한 일에 시간을 더 쏟기 위해 허투루 쓰게 되는 자투리 시간을 모으는 일이다. 시간도 나를 발전시키는 자원으로 여기는 것이다, 광고 없이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에 흔쾌히 돈을 지불하는 이유도 시간이라는 자원을 아낄 수 있는 유의미한 서비스라는 생각에서다.범람하는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잘 이용하느냐가 관건이 된 시대에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능력은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시성비 트렌드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기업 전략, 광고 마케팅 등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