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물들다
바다 너머
마을의 행복을 향해
위도 띠뱃놀이
부안군 위도에서는 정월 초사흗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1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위도 띠뱃놀이다. 만선을 상징하는 오색기에 주민의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문을 싣고 허수아비 선원과 먼 항해를 하는 위도 띠뱃놀이를 소개한다.
글. 최행좌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만선을 기원하는 ‘풍어제’
부안군 격포항에서 배로 약 50분 정도 걸리는 서쪽에 위치한 위도. 매년 정월 초사흗날(음력 1월 3일)이면 대리마을에서 위도 띠뱃놀이가 펼쳐진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축제인데, 이를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이들로 위도 앞바다는 술렁인다. 그리고 주민들의 마음도 설렘으로 가득하다.
1985년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위도 띠뱃놀이는 띠로 배를 만들어 띄워 보내서 붙여진 이름인데, 위도 띠뱃굿이라고도 부른다. 이 축제는 원당제를 시작으로 띠배 제작, 주산 돌기, 용왕제, 띠배 띄우기, 대동마당 순으로 진행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띠배 띄우기다. 마을에서 자라는 띠풀과 나무로 작은 배를 만들고, 만선을 상징하는 오색기와 선원을 상징하는 허수아비 제웅도 만들어 띠배에 태운다. 그리곤 위도 앞바다에 산다는 용왕에게 떠나보내는데, 이때 주민들의 소원문도 가득 실어 보낸다. 이렇게 띠배를 바다에 띄워 보내기 위해 함께 나갔던 어선이 마을로 돌아오면 한바탕 축제가 벌어진다
▲ 띠배를 배웅하는 마을주민들
지역을 초월한
어부의 간절한 바람
농촌 지역에서 풍농을 바라듯이 어촌 지역에는 풍어를 바라는 뿌리 깊은 전통문화가 있다. 위도도 마찬가지다. 대리마을 앞 칠산바다는 연중 어느 때나 고기잡이배들이 북적이는 장소였다. 지금은 멸치잡이와 김 양식장으로 주업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조기잡이가 주를 이루었다. 이곳에서 잡힌 조기는 ‘칠산조기’로 불리며, 임금님께 진상할 만큼 으뜸으로 통했다.
그만큼 이들에게 고기잡이는 생업과 직결된 경제활동이었다. 하지만 바다에 출몰하는 해적으로 인해 고기잡이배가 위협을 받자 당시 ‘이도곤’이라는 마을 이장이 주민들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위도 띠뱃놀이를 부활시켰다고 전해진다.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온 위도 띠뱃놀이.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축제를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서해안 배연신굿과 제주도를 비롯한 서해안·남해안 별신굿 등이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있다. 용선놀이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듯 지역을 넘어 여전히 푸른 바다에 띠배를 띄우는 건 어부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