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사유
잠든 잠재력 깨우기
📝글. 김창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있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숨기고 있는지 잘 모른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생각에서부터 출발한다. 뇌가 생각을 하고, 결정을 하면 비로소 행동으로 발현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뇌의 극히 일부분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안에 숨은 가능성을 깨울 수 있을까?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선 뇌에서 더 많은 부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하루를 떠올려 보자. 그리고 어제와 그제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매일 거의 비슷한 생각을 반복하고 있다. 사람들이 하는 생각 중 95%는 고만고만한 내용이라고 한다. 생각도 습관이다. 습관 중에서는 좋은 것도 있지만 필요없거나 버려야 하는 비효율적인 습관도 있다. 나쁜 생각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잠재력’이란 반복되는 익숙한 생활의 아래에 숨겨져 있다. 익숙한 패턴을 비껴 나가 하지 않던 생각과 행동을 할 때 ‘번뜩’ 하고 찾아온다. 가던 길을 벗어난다는 데에는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살다 가는 인생, 좀 더 도전하며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사실 잠재력을 꼭 끄집어내야 할 필요는 없다. 환갑이 넘은 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던 대로 유지되어도 여한이 없겠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수준은 유지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니 내가 가진 또 다른 기능, 잠재력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다.
생각의 습관을 다시 기르기 위해
뇌는
기존 패턴을 의도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노력과 연습은 필수이고,
실수는 필연이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성장을 위한 키워드는 연결
잠들어있는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회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나 혼자만 더 열심히, 성실하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이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여러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많은 것이 거미줄처럼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는 타인과의 협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성공적인 결과를 내어놓는다고 한다. 이 말인즉슨 동료 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때 나의 잠재력 또한 실현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맡은 일만 잘하면 되는 ‘작은 잠재력의 시대’는 끝났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잘 적응하고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머리를 모아야 가능성은 힘이 더 세진다.
집단 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타인에게 신뢰를 주고 친화력이 있는 사람, 다양하고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 고집스럽지 않게 자신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을 잘 조화시키는 사람이다.
첫 번째로 타인과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세상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과 기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 아래 네 가지 조건을 잘 다듬어야 한다. 타인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일관성있게 대하며, 타인이 보내는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관계 개선 능력이 좋아야 한다. 두 번째로 독창적인 시각과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면 낱말과 사물, 상황의 개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선천적인 인지적 능력도 필요하지만, 사색하는 시간과 현명한 사람들과의 대화, 독서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 다음 여러 개념들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연관성을 찾은 후 에는 새로운 연결고리들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지능 검사의 소검사 중 ‘공통성 찾기’라는 검사가 있다. 얼음과 증기, 복수와 용서, 꿈과 현실 등의 공통점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겉보기에는 반대되거나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개념들을 나란히 놓고 연관성을 발견하는 동안 창의적인 사고력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문학에서의 서정적 사고와 이해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통찰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기존 사고의 틀을 뛰어 넘어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가던 길을 가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은 덕분에 더 좋은 길을 찾게 된 것이다.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면 뇌의 패턴도 바뀐다. 생각의 습관을 다시 기르기 위해 뇌는 기존 패턴을 의도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노력과 연습은 필수이고, 실수는 필연이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나만의 방향 찾기
마지막으로 고집스럽지 않게 자신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을 잘 조화시키는 현명한 사람이 되려면 성숙해야 한다. 성숙한 사람이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용기와 심적 안정성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혼자만으론 잘 안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세상엔 현명한 사람들이 많다. 정해진 과정이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더 효율적인 방법과 포괄적인 목표로 선로를 옮기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삶은 늘 불확실하고 불만족스럽다. 나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일 때 타인과 함께 사는 세상에 어우러져 협력할 수 있다. 그렇게 함께 해야 잠재력은 깨어난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교과서를 쓴 기분이다. 앞서 제시한 방법들에 의문을 갖는 것도 좋다. 그것 또한 나만의 방향을 설정하는 방법이니까. 취할 부분은 취하고, 버릴 부분은 버릴 수 있는 현명함을 갖추면 비로소 각자의 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