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쓸모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깬 사람들
섣부른 판단은 우리를 주저앉게 만든다.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바꾸어 보자.
편견을 깬 사람들이 도달한 가능성의 세계를 비추어 본다.
📝글. 조수빈
무대에 선 청각장애
아이돌

소리가 없는 세상에서도 합을 맞춰 노래하고 춤출 수 있을까. 세계 최초 청각장애 아이돌 ‘빅오션’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을 해내고 있다. 3인조 그룹 빅오션 멤버 중 두 명은 어릴 적 열병으로 청력을 잃었고, 한 명은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소실했다. 그러나 이들의 무대를 보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청각 수준과 반응 속도가 제각각인 세 사람이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준비 과정은 다른 가수들에 비해 곱절로 힘들었다. 소리의 시간차를 줄이기 위해 빛 모니터를 쓰기도 하고, 스마트워치를 차고 박자를 익히기도 했다.
사실 이들은 AI 보이스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딥러닝해 음원을 제작하고, 손목시계 형태의 메트로놈을 통해 박자를 맞춘다. 하지만 기술은 거들 뿐. 무대를 완성하는 건 팔 할이 이들의 노력이다. 인이어 대신 보청기를 낀 채 작게 비집고 들어오는 소리에 기대어 무대를 하는 이들은 때로는 팬들의 환호에 음악 소리가 묻혀 난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언젠가 라이브 무대를 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노아 라일스가 9초 784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결실을 맺은 노아 라일스는 관중들의 환호 속에 세계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늘 금빛으로 빛났던 건 아니다. 금메달의 영광을 안기까지 라일스는 지난한 노력의 시간을 보내왔다. 12살 때부터 육상선수로 활동하던 그는 사실 어린 시절까지만 해도 트랙보다 병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유년시절엔 천식을 앓았고, 고등학교 때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난독증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꿈을 포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힘든 투병 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때문이었다. 아들이 병마를 털고 일어나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어머니의 강한 믿음과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두려움에 휩싸일 때마다 그는 “나는 할 수 있다.”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렇게 마침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라일스. 그는 우승 직후 자신의 SNS에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천식 환자

코트 위
단신 플레이어

치열한 스포츠 세계에서 운동선수로서 성공하는데 유리한 조건 중 하나가 ‘피지컬’이다. 예컨대 펜싱선수는 팔이 길면 공격에 수월하고, 다리가 길면 빨리 달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농구선수라 함은 키가 클수록 유리한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 한계를 깨고 농구코트를 누비는 단신 선수가 있다. NBA 역사상 최단신 선수로 기록되어 있는 먹시 보그스 선수의 키는 160cm. 평균 신장이 188cm에 달하는 NBA의 포인트 가드는커녕 동네 농구코트를 누비는 일반인들과 비교해도 보그스의 키는 작은 편이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 시선에는 늘 편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외면만 보고 비웃기 일쑤였던 사람들은 게임 시작과 동시에 그의 플레이에 압도되어 박수를 보냈다. 그는 단신이라는 한계를 어마어마한 활동량으로 커버했다. 탄탄한 체구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빠른 스텝으로 상대 선수들을 가볍게 제쳤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키가 작은 선수들은 대부분 코트 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득점 찬스에 몰입했던 반면, 그는 동료들의 득점을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센스와 근성으로 그는 오랜 기간 NBA 팀플레이의 중심에서 활약했으며, 지금까지도 유니콘 플레이어로 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