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여지도
시공간을 넘나드는
거제 여행
잠들어 있는 과거의 이야기가 궁금할 때도, 생동감 넘치는 최근의 트렌드가 궁금할 때도 이곳으로 가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여행의 경계를 허무는 거제로 간다.
📝글. 조수빈 / 📷사진. 박갑순 /
🎨그림. 위든(witheun)

거제 식물원
-
- 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면 거제남서로 3595
-
- 운영
-
동절기 09:30~17:00(11월~2월),
하절기 09:30~18:00(3월~10월) 매주 월요일 휴무
-
- 문의
- 055-639-6997
한겨울의 정글 탐험
산 어느 곳에 눈을 둬도 삐죽삐죽 솟은 앙상한 가지만 눈에 들어오는 계절. 그러나 이곳만큼은 녹음이 우거지다. 열대기후의 정글을 옮겨놓은 거제식물원이다. 7,472장의 유리로 된 정글돔은 거제식물원의 시그니처이자 거제의 랜드마크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인 정글돔의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계절도, 풍경도 사뭇 달라진다.
먼저 습한 기온이 정글에 왔음을 실감하게 하며 외투를 벗게 한다. 그러니 이곳을 찾을 때는 두터운 외투 안에 가벼운 옷을 입길 추천한다. 입구에서부터 오르락내리락하는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이내 가장 유명한 포토존인 새 둥지에 닿는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곳곳에 늘어선 야자수에 시선이 빼앗겨 걸음을 늦춰 걷다 보면 첫 포토존을 만나기까지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새 둥지를 지나고 나서도 이국적인 풍경은 계속된다. 29.6m에 달하는 돔의 천장에 닿을 듯 높은 야자수들과 열대식물의 뿌리가 하늘에서 드리우는 협곡, 서부 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선인장원, 정글 폭포 등이 마치 탐험을 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스카이워크에 올라 이 멋진 풍경을 한눈에 담고 있노라면 2020년 개관과 동시에 SNS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정글을 통째로 옮겨 놓은 돔으로도 식물원 구경은 충분하지만, 추위가 풀리면 야외 생태연못이나 식물문화센터 등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
- 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계룡로 61
-
- 운영
- 09:00~18:00(매주 화요일 휴무)
-
- 문의
- 055-639-0625


역사 속으로 떠나는 소풍
거가대교와 거제대교 등으로 육지와 이어지는 거제.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할 무렵만 해도 이곳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고립된 섬이었다. 게다가 면적이 넓어 전쟁 포로를 수용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실제 최대 17만 명이 넘는 포로들이 수용되었다고 한다.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실감나게 재현되어 있다. 입구에서부터 위엄이 느껴지는 이곳에는 ‘전쟁’, ‘포로’, ‘복원’, ‘평화’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기록물부터 영상자료까지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총망라되어 있어 마치 역사책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놓쳐선 안 될 곳은 ‘디오라마관’이다. 이곳에는 포로수용소의 배치상황, 생활상, 폭동 현장 등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다. 또한, 그저 보기만 하는 감상형 전시가 아니라 거울미로나 착시미술 등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로 꾸며져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의 장으로 역할도 톡톡히 한다.
처절하고 험난했던 피란길, M.P 다리 등에서는 왠지 모를 긴장감과 섬뜩함도 느껴진다. 그런 까닭에 다크투어의 메카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는 전쟁의 비극 대신 한적함이 맴도는 이곳을 거닐며 ‘일상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깨달을 수 있다.



거제도
외포멸치
-
- 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옥포대첩로 732
-
- 운영
- 매일 10:00~19:00
-
- 문의
- 055-635-7058

멸치와 커피의 오묘한 조화
멸치와 커피. 이 낯선 조합이 만들어내는 궁합이 궁금하다면 거제도 외포멸치로 가보자. 이곳은 ‘멸치 생산지’로 명성을 떨친 거제 외포리의 브랜드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작은 바닷마을에 위치한 카페 거제도 외포멸치는 이름과 달리 비릿한 멸치 냄새보다는 커피의 향긋함이 먼저 반기는 곳이다.
1층은 이곳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듯 멸치 가공 설비가 놓여 있다. 2층부터는 카페다. 통유리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이고, 벽면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영상이 스크린에 넘실댄다. 그리고 천장에는 멸치 떼가 이동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 연신 은빛으로 빛나고 있는데, 이것은 바다에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잘게 쪼개져 환경을 어지럽힌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거제도 외포멸치에서 꼭 맛보아야 하는 메뉴는 엔초비모카다. 초코우유 베이스에 에스프레소, 크림이 올라간 커피인데 킥은 음료 위에 가지런히 놓인 크런치. 튀긴 멸치와 초코, 아몬드, 라즈베리로 만든 크런치가 시각적으로나 미각적으로나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도 트렌디한 주전부리의 세계로 안내할 간식도 많다. 덖은 멸치 스낵, 여러 시즈닝으로 맛을 낸 멸치 튀김 등 외포멸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간식들은 꼭 맛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