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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열의를 가진 주인공들

귀여운 캐릭터 접시와 크고 작은 그릇, 컵, 화병이 전시된 대전의 한 도자기 공방에 5명의 직원들이 들어왔다. “우와, 접시가 너무 귀여운데요”, “오늘 우리가 만드는 걸까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한 이들은 수자원운영처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정주 수석위원, 김하영 대리, 신지수 대리, 이승주 사원, 허윤희 사원이었다. 같은 부서라고 해도 직원이 60여 명에 이르다 보니 함께 무언가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던 이들이 ‘어느 멋진 날’을 신청했다.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체험을 하며 평소에 하지 못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김하영 대리와 “도자기 체험은 처음인데요. 잘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라는 신지수 대리, “사무실이 아닌 색다른 공간에서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게 돼 두고두고 멋진 날로 기억될 것 같아요”라는 이정주 수석위원, “재미있는 경험을 같은 부서 직원들과 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아요”라는 허윤희 사원, “부모님께 선물할 접시를 만들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접시가 완성될지 기대돼요”라는 이승주 사원까지. 이들은 수업에 대한 열의로 가득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 체험

앞치마를 입고 자리에 앉자 본격적인 도자기 만들기 수업이 시작됐다. 먼저 선생님의 설명으로 물레 체험을 시작했다. 물레 체험에서는 인당 3개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데 이 중에서 진짜 도자기로 제작할 작품 1개를 선택하면 된다.
허윤희 사원과 이승주 사원이 물레 앞에 자리를 잡았다. 페달을 밟으며 양손으로 점토를 감싸고 원기둥 모양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부드럽게 반죽했다. 바로 ‘중심 잡기’다. 중심 잡기가 끝나자 점토 위에 손가락을 넣어 구멍을 넓히니 금세 모양이 잡혔다. 물레 위에서 점토를 오므리거나 당기거나 할 수 있는데, 당기면 당길수록 그릇 모양이 나온다. 그것이 신기한지 이들은 작업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중간중간 손에 물을 묻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속도와 힘 조절이다. 속도와 힘 조절이 균형을 잃으면 한순간에 점토가 와르르 무너져내리기 때문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물레 체험이 손끝까지 집중력과 섬세함이 필요한 이유다. “점토가 정말 부드러워요”, “내가 원하는 대로 그릇과 컵이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네요” 허윤희 사원과 이승주 사원은 물레 체험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펜 접시와 함께 사용할 연필꽂이를 만들고 싶은데요. 물레 체험이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처럼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라는 이정주 수석위원은 원하는 연필꽂이를 만들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신지수 대리는 “아래는 좁고 위에는 넓은 모양의 컵을 만들고 싶은데요. 가능할까요?”, “네, 아래는 손을 오므렸다가 위로 갈수록 당겨주면 원하는 모양이 나올 거예요”라고 선생님이 설명했다. “초등학교 때 물레 체험을 한 기억도 나고 정말 재미있네요”라며 김하영 대리가 경험자답게 컵 하나를 금세 완성하자 “컵의 중심이 정말 완벽한데요”라며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졌다.

취향대로 만든 핸드빌딩 접시

물레 체험을 하고 핸드빌딩 접시 만들기가 이어졌다. 흙가래 쌓기, 두께와 높이 맞추기, 다듬기 순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르고, 평평한 점토 위에 밑그림을 그렸다. 나무칼을 이용해 테두리를 자른 다음 쇠 칼로 테두리를 싹싹 스크래치로 긁어내고 흙가래를 붙여줬다. 두께와 높이를 맞춘 다음 빈틈없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다듬는 작업까지 꼼꼼하게 이뤄졌다. 마지막 단계인 물감으로 마무리하자 각자 원하는 모양의 접시가 완성됐다.
토끼 접시를 만든 이승주 사원은 “구우면 실제 크기보다 줄어든다고 하는데 가늠이 안 돼요. 접시는 내가 생각한 대로 만들 수 있어서 매력이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오늘 만든 접시와 컵을 어머니께 선물로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만들기의 재능을 발견한 이정주 수석위원은 “처음에는 잘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요.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아 만족해요. 사무실 책상 위에 두고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허윤희 사원은 “접시에 물감까지 칠해서 완성해 보니 정말 레몬 모양이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에 예쁜 그릇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김하영 대리는 “오늘 아보카도 모양으로 만든 접시를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생각하며 접시를 만들었는데요. 원하는 모양대로 나와서 좋았어요”라며 신지수 대리도 소감을 말했다.
완성된 접시와 컵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보며 인증 사진을 찍는 이들이 단단해진 도자기를 만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뜨거운 가마에서 구워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도자기처럼 이들에게 단단하고 견고한 추억이 쌓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