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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하천을 보셨나요?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乾川)이다. 잦은 화산활동으로 인한 지질적 특성상 비나 눈이 녹아 고이지 못하고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양의 비가 오는 우기가 아닌 이상 유유히 흐르는 하천을 보기 어렵다. 전국 최다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그 물을 저수지나 하천으로 가두지 못하기에 제주도는 예부터 식수는 물론이고 생활용수마저도 귀했다. 그러니 ‘ 싯을 물 하영 쓰민 저싱 가민 그 물 다 먹어사 ’라는 속담까지 생겼다. 이 말은 ‘세수할 때 물을 헤프게 쓰면 저승에서 세수할 때 썼던 물을 다 먹어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는 말이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북은 거리가 짧고, 동서는 상대적으로 긴 럭비공처럼 길쭉한 타원형이다. 제주도의 하천은 경사가 급하면서 거리가 짧은 남북 지역에 많다. 북쪽은 제주시를 중심으로 반경 10km, 남쪽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반경 20km에 하천이 집중돼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산

제주도의 절대권력자는 분명 한라산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산은 남단에 종처럼 봉긋하게 솟은 산방산이다. 실제와는 다르게 산방산은 한라산보다 늦게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한다. 포수에게 화살을 맞은 옥황상제가 홧김에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진 것이 산방산이 됐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제주도의 기초를 이루는 지층이 서귀포층으로 그 대표가 산방산이다.
제주도의 태곳적 모습이 궁금해 산방산을 먼저 찾았다. 산 중턱에 있는 산방굴사 앞에 서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용의 머리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형상을 닮은 용머리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머리해안은 첫인상부터 매우 강렬하다. 전설에 따르면 이 기이한 형세를 허투루 여기지 않은 이가 있었다. 중국 진시황제가 제주도에서 장차 왕이 태어날 것을 알고 풍수사 호종단을 보내 혈을 끊으라 한 것이다. 이에 호종단이 혈맥을 찾아 칼로 내리치자 검붉은 피가 솟았다고 한다. 오늘날 용머리해안의 탁한 주황색 빛깔은 그때 치솟은 피가 주변을 물들인 핏자국인 셈이다. 용머리해안은 지질학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산방산과 함께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로 한라산보다 훨씬 더 빨리 형성됐다. 용머리해안은 흡사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축소한 듯 웅장한 기암절벽이 드라마틱하게 이어진다.

제주도 폭포 열전, 천제연에서 정방까지

제주도에서 힘찬 물살을 볼 수 있는 곳이 몇몇 있다. 제주도 서귀포 일대 남쪽 해안을 따라 형성된 폭포가 주인공이다. 서귀포는 제주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용천수와 폭포가 특히 발달했다.
제주도의 폭포는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한결같이 바다로 향한다. 수십 또는 수백 km을 달려야 비로소 바다와 조우하는 내륙의 하천과 달리 제주도의 하천은 눈에 띄지 않게 땅속을 촉촉이 적시며 낮은 곳으로 임한다.
대표적인 용천수 폭포로 손꼽히는 천제연폭포는 세 개의 폭포로 나뉜다. 제1폭포는 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우기가 아니면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신 주상절리형 암벽 사이를 뚫고 용천수가 계속 흘러나와 21m에 달하는 수심을 자랑한다. 기묘한 암벽과 영롱한 에메랄드빛의 연못이 자아내는 풍광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제2폭포와 제3폭포는 일반 폭포처럼 시원스레 절벽에서 물을 쏟아낸다.
천지연폭포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연못’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그 아름다움이야 어디에 견줄 수 있을까. 이런 이름을 얻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2m 높이에서 흘러내린 폭포수가 수심 20m까지 깊숙이 낙하한다. 절벽 높이에 걸맞게 그 아래 깊이가 20m에 이르는 것이다. 실로 하늘과 땅이 만나는 연못이라 불릴만한 높이요, 깊이다. 천지연폭포 일대의 울창한 난대림은 천연기념물 379호로 지정·보호 중이다. 천지연폭포에는 몸길이가 2m, 몸무게가 20kg에 이르는 거대한 무태장어(천연기념물 27호)도 살고 있다.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생활하는 회유성 어류인 무태장어는 빛에 매우 민감해 낮에는 폭포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어둠이 짙은 밤에 수심이 얕은 곳으로 나와 먹이를 잡아먹는다.
정방폭포는 천제연폭포, 천지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3대 폭포에 속한다. 매표소를 지나 계단을 내려서면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온다. 23m 높이에서 수심 5m까지 곤두박질치는 폭포라니. 게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뭍에서 바다로 직행하는 폭포다. 폭포 양옆에는 주상절리도 볼 수 있는데 수직 암벽이 신비롭기 그지없다. 정방폭포 서쪽 절벽에 ‘서불과차’(徐巿過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라는 뜻으로, 전설에 따르면 중국 진시황제의 명을 받아 제주도에 불로초를 찾으러 온 서불 일행이 남긴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 산방산 유채꽃밭

천제연 제2폭포

K-water 제주지역협력본부

K-water는 제주도의 물문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제주도와 상생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제주도 상수도 유수율제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16년 애월읍 고지지역과 서귀포시 토평동 지역에 대한 상수도 유수율제고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애월읍 전체, 2018년 한림읍·한경면, 2019년 대정읍·안덕면 및 조천읍에 대한 유수율제고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부터는 인구 밀집지역인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동 지역에 대한 상수도 유수율제고사업 및 제주시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읍·면지역의 유수율은 65% ~ 70%,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동 지역의 유수율은 75%, 현대화사업 지역의 유수율은 85%까지 향상시킬 예정이다.

여행고수가 알려주는 여행지 이야기
  • 녹산로 유채꽃길

    유채꽃과 벚꽃이 꿈길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다. 그 덕분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으며 제주도에서 4월에 가장 인기 높은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왕복 2차로를 따라 샛노란 유채꽃과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난 연분홍색 벚꽃이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유채가 만개하는 때에 맞춰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인근에 성읍민속마을이 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87-15

  • 광치기해변

    성산일출봉에서 섭지코지로 향하는 지점에 성산일출봉의 자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광치기해변이 있다. 뜨거운 용암이 바닷물을 만나 급하게 식으면서 생성된 독특한 지질구조와 성산일출봉을 배경 삼아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기에 좋은 명소다. 봄철에는 해변 주변을 샛노랗게 물들인 유채꽃이 장관이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63


  • 섭지코지

    성산일출봉과 함께 제주도 동부 해안에서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밭과 봉수대, 기막힌 해안 절경과 그 너머 언덕 위의 하얀 등대가 우뚝하다. 한마디로 4월 제주도 여행에서 빼놓으면 안 될 최고봉이다.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기기묘묘한 암석들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모습을 얼핏얼핏 보이며 신비함을 더한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