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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고장에 문을 연 제로웨이스트 상점

박인환문학관 인근에 자리한 소박한 가게가 있다. 채소와 과일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식재료를 판매하는 곳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곳은 강원도 내에 몇 안 되는, 특히 인제군에 딱 하나뿐인 제로웨이스트 상점이다. 고단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지구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실제 삶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365에코마켓>의 한성은 이사는 가게 입구에 ‘우유팩, 멸균팩, 에코백, 종이 쇼핑백 등을 화장지로 교환해 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제로웨이스트 상점의 취지는 몰라도 재활용품을 화장지로 교환해 준다는 점이 지역주민의 마음을 끌 것이라 여긴 것이다.
가게 안에는 친환경 제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자연에서 분해가 잘 되는 종이로 포장된 샴푸 비누, 린스 비누, 설거지 비누 등 평소 쉽게 볼 수 있는 제품들이다. 자연을 닮은 대나무 칫솔과 옥수수 섬유 치실, 천연 수세미, 소창 행주와 같은 위생용품도 이곳의 인기 상품이다.

작은 실천으로 지역사회를 돕는 지구환경 지킴이

제로웨이스트 상점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제로’로 줄여나가는 곳이다. 벌크 제품 사용으로 포장 쓰레기를 줄이고, 리필제품으로 플라스틱을 줄인다. 나아가 천연소재 사용으로 탄소 배출까지 줄이는 한마디로 지구환경 지킴이를 실천하는 곳이다. 이런 까닭에 제로웨이스트 상점은 유동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자리하는 편이다. 인구 3만 명 남짓한 인제군에 문을 연 이 가게가 더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성은 이사는 처음부터 제로웨이스트 상점으로시작한 게 아니었다. “처음엔 고령자 친화사업으로 콩나물을 재배했어요. 그러다가 과일가게로 업종 변경을 했고, 지난해 아름다운 가게 공모사업에 선정돼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열게 됐죠.”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은 가게인 데다 인구가 적은 소읍이라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사업성은 무척 떨어져요”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밝혔다. 하지만 “현실보다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개선에 의미를 두고 있다”라며 어려운 가운데 보람찬 순간도 많았다고 한다. “도시에서 살다 온 젊은 부부들은 저희 가게를 정말 반겨요. 어린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아이들에게 물려줄 지구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런 친환경 가게가 우리 동네에 생기길 간절히 바랐다는 거예요.”
한성은 이사는 지구환경 지킴이는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고령화된 지역성에 맞게 작지만 우유팩 등을 화장지로 교환해 주는 친환경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지구환경 지킴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한성은 이사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지속하는 이유다.

( 365에코마켓 )

주소 강원도 인제군 인제로178번길 50

문의 033-462-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