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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시화호
미래를 여는 물결이 되다

시화방조제가 준공된 지 어느덧 30년이 됐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를 품고 생명의 호수로 재탄생한 시화호.
이제 시화호는 친환경 에너지와 해양관광·레저의 중심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 편집실  /  💾자료. 한국수자원공사 도시관리처, 시화조력관리단

30살의 시화호가 여는 더 큰 미래

  •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바로 시화호다. 이곳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약 6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시화방조제를 완공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어 인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됐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환경기초처리시설 미비 등으로 인하여 시화호에 심각한 수질 오염이 발생하면서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입게 되었다. 수질 오염의 원인은 여러 가지였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내륙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이 호수의 용량에 비해 작은 탓에 오염물질이 호수 아래 퇴적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인근 지역의 생활하수와 공단의 폐수까지 호수로 유입되면서 수질오염이 더 가중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정부, 지자체와 공동으로 ‘시화호 수질개선대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민관 합동 거버넌스를 구성해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수질개선사업을 시행했다. 1997년에는 시화호의 해수화를 전제로 한 임시 대책으로 배수갑문을 통한 해수유통을 실시하고 약 2년간에 걸쳐 유통량을 점진적으로 증대시키며 수질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수질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검증됨에 따라 2001년 2월 시화호의 해수화를 공식 발표하고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을 포함한 ‘시화호 종합관리계획’이 확정되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가동되고 해수 유통량이 증대되며 시화호는 ‘생명의 호수’로 재탄생했다. 시화호의 수질이 개선되며 갯벌 생태계도 다시 살아났다. 지금 시화호에서는 우럭, 광어, 돔, 조개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0여 종에 이르는 철새들도 이곳을 찾는다. 희귀 생물과 철새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고,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의 장이 되었다.
    올해는 시화방조제 준공으로부터 30년이 되는 해다. 경기도 조례로 10월 10일이 ‘시화호의 날’로 정해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와 함께 2024년을 '시화호의 해'로 선포하였으며, 이달 시화호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화호 30주년 기념행사와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 세계 최대! 시화호 조력발전소

  • 시화호에는 국내 유일이자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있다. 대한민국의 서해는 영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에서 손꼽히게 조석 차가 커 조력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화호는 대조차가 7.8m로 매우 커 조력발전소의 입지로 최적지였다. 게다가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게 되면 시화호에 해수를 끌어들여 수질 오염을 개선할 수 있고, 청정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이렇게 건설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004년에 착공해 2011년에 운영을 개시했다. 시화호와 서해를 가르는 시화방조제에 축구장 12배 크기 13만 8천㎡ 부지에 세워진 조력발전소는 시설용량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수차발전기 10기의 시설용량은 254,000kW, 연간 발전량은 5억 5,200만kWh이다. 이는 인구 5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기적을 넘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운영프로그램인 K-TOP 4.0는 디지털 트윈과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조력발전 운영프로그램이다. 불규칙한 밀물과 썰물의 크기, 매일 달라지는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최대 발전량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 스케줄을 매일 계산해 제공한다. K-TOP 프로그램은 지난 2015년 조력발전의 편의성과 예측력 강화를 위해 개발이 시작되었다. 현재는 발전량 예측 정확도 개선과 함께 여름 홍수기 발전시설 운영을 통한 주변 지역 침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K-TOP4.0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화호조력발전소는 2025년까지 시화호를 중심으로 생성되는 해양, 기상, 생태, 수질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AI를 탑재한 스마트 자동운전 조력발전소로 진화를 거듭할 계획이다.

지중해를 꿈꾸는 시화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2023년 기준 연간 2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서해안의 명소이기도 하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주변에는 달 전망대와 조력문화관, 시화나래조력공원, 시화나래휴게소 등이 있다. 서해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모티브로 한 시화나래조력공원은 발전소 건설 당시 발생한 토사로 만든 친환경 해상공원으로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또한, 조력문화관은 다양한 미디어 기법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연내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화호에 접해있는 거북섬을 중심으로는 지난 2018년부터 해양레저 복합단지가 조성 중이다. 2020년 개장한 세계 최대 인공서핑장인 시흥 웨이브파크를 비롯해 딥다이빙풀, 요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마리나시설과 생활형 숙박시설까지 속속 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제 시화호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심, 살아있는 환경 교과서에서 나아가 해양생태 브랜드를 꿈꾸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