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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걸을 시간

기후변화로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예보는 빗나가기 일쑤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 대신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주목하자.
우리가 이미 하는 일 중 지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
바로 걷기다.

📝글. 허승희

걸어서 지키는 것, 지구 그리고 건강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1km를 이동할 때 승용차는 192g의 탄소를, 버스는 105g의 탄소를 배출한다. 반면 자전거를 타거나 걸을 때는 탄소가 단 1g도 배출되지 않는다. 걸으면 지구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도 함께 건강해진다. 대표적인 걷기의 효과로는 혈액순환 증가, 심혈관 질환 예방, 호흡기 기능 증진, 스트레스 완화, 성인병 예방, 면역기능 증진, 골다공증 예방 등이 있다. 어디 그뿐일까. 우울증과 불안증에 걷기가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걷기가 대뇌를 활성화하기 때문인데, 같은 이유로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하면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대한스포츠학회에 따르면 걷기의 목적에 따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몸이 좋지 않거나 재활치료의 목적으로 걷기를 한다면 무작정 빠르게 걷기보다는 보폭을 좁게 해 분당 90보 내외로 걷는 것이 좋다. 참고로 산책의 속도가 분당 100보 내외이니 살짝 느리게 걷는 셈이다. 건강상의 효과를 얻기 위한 속도는 분당 120보 내외로 활기차게 팔을 흔들어가며 걸으면 된다.
걷기도 엄연히 ‘운동’인 만큼 올바른 자세로 걸으면 운동 효과가 더욱 배가 된다. 건강하기 위해 무작정 걸었다가 관절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는 만큼 바른 자세로 걷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자. 어깨와 등을 곧게 펴고, 턱을 아래로 살짝 당긴다는 느낌으로 정면 10미터를 바라본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걷는 리듬에 맞추어 어깨를 축으로 앞뒤로 흔들되 팔꿈치를 살짝 구부린다. 무릎이 서로 스칠 듯한 느낌으로 11자로 걷는다. 내딛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바깥쪽, 발가락 순으로 힘을 이동한다. 호흡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쉰다. 천천히 시작해서 약간 빠른 정도로 속도를 높이며 걸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익숙한 곳을 새롭게, 낯선 곳을 친근하게

전국의 여러 지자체는 건강관리 앱 ‘워크온’을 이용해 걷기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워크온’은 걷기 습관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김포시에서 공동주최하는 아라마린 페스티벌의 ‘아라마린 걷기 챌린지’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함께 진행하는 ‘건강도시 스탬프 투어’ 등 다채로운 이벤트와 연계해 걷기의 생활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밖에도 캐릭터 잡기, 사진 인증, 마일리지 등의 챌린지에 참여하며 걷기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좋은 날씨에는 귀찮더라도 못 이기는 척 걸어보자. 항상 타던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고, 한두 정거장 먼저 내리거나 일부러 조금 지나쳐 내려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익숙한 우리 동네의 공기가 새로울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도 가까운 거리는 택시에 올라타는 대신 걸어보고 쌩하고 지나가던 낯선 풍경을 충분히 관찰해보자. 내 발걸음이 닿은 만큼이 내 세계라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