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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쉼표를
찍을 시간

매년 4월 22일 저녁 8시면 전 세계가 어둠에 빠진다.
지구의 날을 맞이한 소등 챌린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소등 시간은 단 10분.
고작 10분 불을 끄는 것으로 온실가스가 20t가량 감소한다고 한다.
쉽고 간단하게 지구를 지킬 방법을 알아보자.

📝글. 조수빈

너무 무서운 이름, 기후변화

이제 봄이다 싶으면서도 겨울 추위의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고, 봄이 왔다 싶으면 금세 땡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는 여름이 되고 만다. 실제로 올해는 4월부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거라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이처럼 계절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흐르는 때에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분리수거를 잘 하고, 물을 아껴 쓰는 등 개인 차원의 노력은 이미 많이들 실천하는 추세다. 이러한 개개인의 노력이 힘을 합쳐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있다. 오는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환경 보호자들이 직접 제정한 날로 1969년 미국에서 시작해 올해 55주년을 맞이한다.
지구의 날이 생긴 배경에는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있다. 미국의 대형 정유 회사가 원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 시설에서 파열이 일어나 갈라진 틈으로 10만 배럴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된 사건이 시발점이 됐다. 평소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이 하버드대 학생인 데이느 헤이즈와 함께 ‘지구의 날’을 선포한 후 현재까지 192개국에서 지구의 날을 맞아 그 의미를 함께 계승하고 있다.
한국은 지구의 날을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주간’을 제정하여 다채로운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전시, 대회 등은 물론 콘퍼런스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행사가 많다. 그중 모든 시민이 딱 10분만 참여해도 성공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있다. 바로 ‘소등 챌린지’다.

지구의 미래를 밝히기 위한 스위치 다운

‘소등(消燈) 챌린지’란 말 그대로 불을 끄는 챌린지다. 10분만 전원을 끄면 되는데, ‘고작 10분 동안 불을 끄는 게 무슨 소용이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방법은 쉽고 간단하며, 효과는 크다. 소등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서 각 기관, 가정, 사무실 등의 공간에서 저녁 8시부터 8시 10분까지 단 10분간 자율적으로 실내 모든 전등을 끄면 된다. 외등은 1/2 소등하면 된다.
단 10분 불을 끄는 것으로 지구에게 어떤 득이 있을까. 우선 온실가스 감축에 영향을 준다. 전 세계적으로도 온실가스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에너지 사용인데, 전국적으로 소등 챌린지에 성공할 시 총 4만 1,189kWh만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는 20.3t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며 30년생 소나무를 3,077그루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10분 동안만 어둠 속에 있어도 어마어마한 영향을 발휘하는 이벤트인 셈이다.
불을 10분만 소등하면 되니 꼭 지구의 날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실천하기에 좋다. 과도한 업무나 생각으로 인해 과부화가 걸린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도 잠시 불을 끄면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소등 챌린지란 지구를 지키면서 하루의 생각도 정리하기 좋은, 일석이조의 챌린지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