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여지도

담양
어디까지 가봤니?

봄바람에 등을 떠밀려 온 담양에는 색다른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거가 인사하고, 어딘가 낯선 풍경이 손짓하는 곳.
예상하지 못한 풍경을 만나 더욱 즐거운 담양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글. 조수빈  /  📷사진. 박갑순  / 
🎨그림. 위든(witheun)

담양 추억의 골목

  • 위치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길 282-6
  • 운영
    매일 09:30~18:00
  • 문의
    0507-1338-9494

추억이 살아 숨쉬는 곳

담양호를 향해 산길을 굽이굽이 넘어가다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잠시 다른 길로 새 보자. 마치 전혀 다른 세상에 뚝 떨어진 듯한 공간이 있다. ‘담양 추억의 골목’은 해방 전후부터 80년대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녹여둔, 말 그대로 추억이 살아있는 골목이다.
입구에서부터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하숙집이며 상점들이 즐비하다. 포인트가 될 곳들을 몇 군데 소개해 보자면 가장 먼저 옛날식 극장을 들 수 있다. 20년 동안 운영되던 모텔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멀리서부터 <똘이장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태양은 가득히> 등 추억의 영화 포스터들이 눈에 띈다. 영화 장면 중 하나를 그림으로 나타냈던 옛 포스터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생생함을 더한다. 놀라운 점은 시기에 따라 영화 포스터가 주기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
기억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건물 속으로 걸음을 옮겨 보자.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고고장에선 레트로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니 나도 모르게 스텝을 밟게 되고, 손으로 허공을 찌르며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이밖에 OTT 서비스가 활성화된 시대에 이제는 추억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비디오 가게와 오락실 등이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오락실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등 오락을 실제로도 즐길 수 있는데, 이는 무료니 한 판 정도는 반드시 즐겨볼 것!

메타프로방스

담양 속 작은 프랑스

꼭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유럽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메타프로방스’로 가면 된다. 담양의 명소 중 한 곳인 메타세쿼이아 길옆 도로변에 위치한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쿼이아’와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프로방스’ 의 합성어로 담양 속 작은 프랑스 마을을 일컫는다.
가장 먼저 입구 분수대의 커다란 조형물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그 뒤로 보이는 붉은색 지붕, 색색의 벽, 창틀 아래 벽돌길, 가로등 하나까지 모두 유럽의 어느 마을을 닮았다. 낮에는 푸른 하늘 아래 이색적인 골목을 구석구석 탐방해 보자.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는 물론 디자인 소품, 기념품숍 등이 있어 담양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손색없다. 특히 알록달록한 벽은 그 자체로 포토존이니 어느 곳에서 셔터를 눌러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해 질 녘이면 가로등 조명에 불빛이 켜지며 또 다른 장관을 만들어 낸다. 상점이 문을 닫고 그 많던 인파도 사라지고, 불빛만이 이곳을 지키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적한 메타프로방스에 좀 더 취하고 싶다면 바로 뒤 펜션단지에서 머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타프로방스에서 메타세쿼이아 랜드, 관방제림, 죽녹원까지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하며, 하늘이 맑을 때는 자전거를 대여해 달려보길 추천한다.

딜라이트 담양

  • 위치
    전라남도 담양군 월산면 화방송정길 21-14
  • 운영
    매일 10:00~19:00
  • 문의
    061-381-7220

꿈보다 더 황홀한 세계

같은 공간을 거닐지라도 어느 계절에 가느냐에 따라 다른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봄에는 분홍빛 꽃이, 여름엔 우거진 녹음이, 가을엔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겨울엔 소복이 쌓인 눈이 저마다 다른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딜라이트 담양’에서 만큼은 사계절 내내 푸르른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딜라이트 담양’은 ‘달’, ‘담양 이야기’, ‘빛의 호수’ 등 총 11개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테마인 ‘달’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나무 숲길 사이로 휘영청 밝게 뜬 달은 마치 이곳이 죽녹원인 듯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이밖에 별빛을 담아 반짝이는 호숫가는 메타세쿼이아의 작은 연못을, 시원하게 내리치는 폭포는 가마골 용소의 폭포수를 떠오르게 한다. 특히 우렁찬 폭포수에 손을 대면 실제로 폭포 사이에 손을 넣는 듯 물길이 갈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딜라이트 담양의 전시는 모두 담양의 명소들을 재해석하고 있다. 미디어아트의 세계를 걷는 동안 실제 자연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 정도 소요되며, 매표 시 죽녹원 당일 입장권을 제시하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담양 여행 시에는 죽녹원-딜라이트 담양 코스를 묶어서 방문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