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피디아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같은 ‘비’일지라도 봄에 내리는 비는 왠지 반갑고,
겨울에 내리는 비는 서글프다.
그 모습을 보고 가수 임현정은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라고 노래했다.
봄비와 겨울비가 다르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

📝글. 편집실

사랑을 계절에 빗대자면 ‘봄’과 가장 닮았다, 사랑에 빠지면 온 세상이 알록달록하게 보이고,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기만 해도 설렌다. 반면 이별을 겪는 동안에는 한겨울의 칼바람을 맨몸으로 맞서는 듯 아리다. 그런데 왜 가수 임현정은 이를 ‘봄’과 ‘겨울’이 아니라 하필 ‘봄비’와 ‘겨울비’라 표현했을까.
실제로 봄비와 겨울비는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내리는 모습까지 다르다. 봄비는 남서쪽에서 발생한 따뜻한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이 비를 뿌리는 것으로 대기 전반적으로 수증기가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고루 비가 온다. 빗방울이 작고 가늘어 겨우내 메말랐던 땅에 물을 주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봄철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동에 따라 수증기 또한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빗방울이 채 커지지 못하고, 얇고 가늘게 내린다. 부슬부슬 소리 없이 내려 땅을 촉촉하게 적시고, 싹을 틔워 봄을 부르는 모습은 우리 마음에 소리 없이 내려앉아 설렘을 부풀리는 사랑을 닮았다.
반면 겨울비는 시베리아 고기압에 밀려온 비구름에서 내리는데, 겨울에는 수증기가 응결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어 세찬 비가 내린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겨울비는 눈이나 우박이 되어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별 후처럼 우리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임현정이 사랑과 이별을 ‘봄비’와 ‘겨울비’라 노래한 것은 단순히 계절에만 빗대는 것보다 사랑에 울고 웃는 우리의 심리를 더 잘 나타낸 표현이라 볼 수 있다.